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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가 2020년 12월 31일 공식적으로 어도비 플래시에 대한 지원을 종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예전부터 예고된 것이었기에 놀랄만한 일은 아니지만 플래시가 완전히 끝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플래시는 1995년 퓨처 웨이브사에서 '퓨처 스플래시 애니메이터'라는 이름으로 GIF 애니메이션 대체용으로 나왔던 제작도구입니다.

1996년 매크로미디어에 인수되어 '매크로미디어 플래시'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고 2005년 어도비가 매크로미디어를 인수하면서 2007년부터는 어도비 플래시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이 플래시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에서도 많이 사용되었고 웹디자인, 애니메이션, 게임 분야에 활발히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전성기

이 플래시로 만든 애니메이션 '마시마로'가 크게 인기를 얻었고 마시마로는 엽기토끼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또한 뿌까, 졸라맨, 우비소년, 오인용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플래시 애니메이션들이 나왔고 또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시계방향으로 마시마로 / 뿌까맨 / 중년탐정 김전일 / 뿌까

플래시는 이런 인터넷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에 많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웹 디자인에서 특히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개인 홈페이지나 기업 홈페이지는 물론 영화나 연예인 홈페이지에도 널리 사용되었으며 이 플래시가 들어간 웹사이트는 화려운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사이트 중 하나가 영화 '취화선'의 공식 홈페이지였고 모두 플래시로 만들어진 이 사이트의 디자인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 취화선 플래시 홈페이지

플래시가 널리 이용되자 나중에는 액션 스크립트 코드가 추가되어 더욱 다양하게 활용되었습니다.

그래서 웹디자인과 애니메이션 외에 플래시 게임들도 상당히 많이 만들어지고 또 공유되었습니다.

 

상업적인 판매용 게임이 아닌 일반 프로그래머들이 플래시의 액션스크립트로 재미있는 게임을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시계방향으로) 임진왜란 / 알콜농구 / 히딩크와 헤딩 게임 / 와일드슈터

웹 프로그래머들은 플래시의 액션스크립트를 공부하기 위해서 두꺼운 스크립트 책을 사서 공부하기도 했었고 관련 책들도 상당히 많이 출판되었습니다.

 

저도 잠깐 공부해보기도 했었는데 당시 국내 서적으로는 신명용의 '모든 걸 알켜 주마' 시리즈 책을 많이 봤던 기억이 나네요.

 

암흑기

이렇게 플래시는 활용도가 높았지만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였고 모바일 이용이 점차 늘어났으나 아이폰의 iOS에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게 됩니다.

어도비의 요청에도 스티브 잡스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았으며 그 이유를 어도비에 공식 서한까지 보내며 설명하기도 했는데 대략 요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애플은 개방형 웹 표준을 선호하지만 플래시는 독점 제품입니다.
  • 많은 웹사이트들이 플래시 영상보다 더 나은 비디오 형식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 플래시는 배터리 수명을 감소시킵니다.
  • 플래시는 모바일 터치가 아닌 데스크탑용으로 설계되었습니다.
  • 애플의 플래시에 대한 개선 요구에 어도비의 대처가 느립니다.

스티브 잡스가 어도비에 보낸 공식서한은 길게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만 요점은 위의 6가지입니다.

 

배터리 수명을 감소시키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제로 플래시의 벡터 이미지가 비트맵에 비해 용량은 적지만 계산량이 많아져 리소스를 많이 차지하고 느리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 presentationteam.com

물론 플래시가 스마트폰에서 배터리 소모가 자바나 유니티 3D 콘텐츠보다는 덜 잡아먹는다고 하지만 배터리 시간이 중요한 스마트폰에서 웹사이트에 많이 포함된 플래시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iOS에서는 플래시가 실행이 안되지만 실행이 가능한 브라우저 앱을 별도로 설치할 경우 실행이 가능하긴 한데 그다지 자주 사용하지는 않게 되더군요.

iOS Puffin 브라우저에서 플래시게임 실행

플래시를 처음부터 지원하지 않던 iOS와는 달리 초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쪽에서는 플래시를 지원하기도 했지만 2012년부터는 안드로이드 쪽에서도 공식적인 지원을 하지 않게 됩니다.

 

또 플래시는 무엇보다 보안에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오래전부터 재기되었던 문제이며 실제 많은 바이러스 감염경로가 플래시로 밝혀졌고 2011년부터 랜섬웨어 감염의 주된 경로가 된다는 점에서 어도비에서조차 사용 중단을 권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문제들로 결국 플래시를 꺼려하는 플랫폼이 늘어났으며 결국 어도비에서도 플래시보다 HTML5를 메인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공지했습니다.

 

중단 선언

어도비는 2020년 12월 31일에 플래시에 대한 지원이 종료되며 2021년 1월 12일부터는 플래시 콘텐츠가 플래시 플레이어에서 실행되는 것도 차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용자가 자신의 시스템을 보호를 위해 플래시 플레이어를 즉시 제거할 것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한때 많은 사용자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줬던 플래시의 다양한 콘텐츠들.

과거 저 역시 플래시에 대해 공부를 한 적이 있고 아직도 책장에 꽂혀있는 플래시 관련 책을 보면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액션스크립트를 공부하며 신기해했던 지난날의 과거도 이젠 추억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군요.

 

참고로 Puffin 브라우저 개발사는 퍼핀 플래시 스토어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계속 플래시 콘텐츠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맥에서 다운로드 해놓은 SWF(플래시 실행파일) 파일을 실행할 때는 Elmedia Video Player를 이용하면 실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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